오늘 우리는 한 ESTJ 아이돌을 추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는 새벽 6시 칼같이 기상한 후 영양제 섭취와 경제 뉴스 정독을 마치고, 다른 멤버들의 잠버릇을 분석한 데이터를 소속사에 보고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한 멤버는 말했죠. "연습생 시절, 그의 존재는 공포였고, 데뷔 후 그의 존재는 안정이었다"고. 우리는 그의 잔소리마저 사랑했습니다.
그의 앞에서 '대충'과 '적당히'는 금지어였다
연습실에 '자율 연습'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다른 멤버들이 그것을 '쉬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때, 그는 '평가 항목이 추가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모든 안무가의 '조언'을 자신의 신경세포에 새겼고, 모든 프로듀서의 '의견'을 헌법처럼 여겼습니다.
이것은 그의 Te-Si(외향 사고-내향 감각) 기능이 만들어낸 완벽한 합작품이었습니다. Te는 '성공적인 데뷔'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고, Si는 과거의 모든 성공과 실패 사례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그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확실한 경로를 제시했습니다. 그의 시스템에게 '대충'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였고, '적당히'는 시스템 전체의 붕괴를 예고하는 전조 증상이었습니다.
그는 아이돌인가, 중소기업 부장님인가
숙소 냉장고에 있는 음식의 유통기한을 엑셀로 정리하고, 멤버들의 개인 스케줄과 그날의 컨디션을 분기별 보고서로 작성하던 그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멤버 간의 사소한 다툼이 생기면, 그는 '제3자 중재 위원회'를 소집하여 문제의 원인, 경과, 그리고 해결 방안을 담은 PPT를 발표했습니다.
그의 열등 기능인 Fi(내향 감정)는 감정적인 위로를 건네는 데는 지독히도 서툴렀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기능 Te는 눈앞의 비효율적인 '관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최우선 과제로 인식했습니다. 그는 따뜻한 포옹 대신, 명료하게 정리된 회의록을 건네는 방식으로 팀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그의 '예능감'은 언제나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재미있는 자체 콘텐츠'를 기획하는 회의에서, 그는 '그룹의 장기적 브랜딩 전략과 팬덤 로열티 강화 방안'에 대한 발표를 자처했습니다. 우리는 그 순간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기억합니다. 그의 3차 기능 Ne(외향 직관)는 분명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쉴 새 없이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들은 Te라는 엄격한 검열관을 거치며, 모두 '성과 측정이 가능한' 구체적인 기획안으로 변모했습니다.
결국 '랜덤 플레이 댄스'는 '안무 정확도 및 동선 효율성 중간 점검'이 되었고, '캠핑 브이로그'는 '악천후 대비 위기관리 능력 및 협동심 강화 훈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재미라는 추상적인 가치조차, 효율적으로 추구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자, 이제 우리가 사랑했던 ESTJ 아이돌을 위해 건배합시다. 그는 팀에서 가장 웃긴 멤버도, 가장 다정한 멤버도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멤버의 여권과 비행기표를 인원수에 맞게 챙기고, 회사 대표님의 경조사 날짜를 유일하게 기억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 아름답지만 혼란스러운 그룹을 지탱하는 가장 튼튼한 기둥이었습니다. 그의 완벽주의와 끝없는 잔소리가 있었기에,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습니다. 진심으로, 그에게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