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스로가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남들이 눈치를 보며 하지 못하는 말을 시원하게 내뱉는 '총대 멘 리더'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대화가 끝난 뒤 주변 사람들의 얼어붙은 표정을 보며 당신이 느끼는 첫 번째 감정은 미안함이 아닙니다. 짜증이죠. 당신은 '팩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구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피해자가 된 기분을 느낍니다. 당신의 잔인함을 세상에 대한 공헌으로 포장하면서 말입니다.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당신이 비판 섞인 의견을 던진 후,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을 때 느끼는 그 초조함. 당신은 팀원들이 당신의 카리스마에 압도된 것이라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 그들은 당신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입을 닫은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 상황에서도 자신을 고독한 투사로 설정합니다. "일을 제대로 하려니까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죠. 이 왜곡된 피해자 서사는 당신이 다음 날 더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는 연료가 됩니다.

무기화된 '진실'

갈등이 생겼을 때의 당신을 관찰해 보십시오. 당신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대화하지 않습니다. 상대를 해체하기 위해 대화하죠. 상대의 말에서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는 당신의 눈은 먹잇감을 찾는 맹수와 같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허점을 발견하는 순간, 당신은 "나는 그냥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는 거야"라며 상대를 난도질합니다. 당신의 말투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서려 있지만, 정작 상대가 고통을 호소하면 당신은 즉시 입장을 바꿉니다.

갑자기 당신은 '무능한 인간들 때문에 고생하는 고달픈 리더'가 됩니다. 당신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지 나열하며 정작 당신에게 상처받은 사람을 이기적인 존재로 몰아세우죠. 당신은 자신의 공감 능력 결여를 '능력자의 숙명'으로 둔갑시킵니다. 이런 순교자 코스프레는 당신에게 비판을 던지려는 모든 입을 효과적으로 막아버리는 가장 강력한 카드입니다.

거울 속에 숨은 겁쟁이

당신은 거울 속에서 당당한 지휘관을 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십시오. 그 단단한 턱선과 흔들림 없는 눈빛 뒤에는, 통제권을 잃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아 벌벌 떨고 있는 어린아이가 숨어 있습니다. 당신은 단 한 순간이라도 진정한 취약성을 보이면 사람들이 당신을 무시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파괴를 통해 자신의 힘을 확인하려 듭니다.

당신은 관계를 비즈니스 인수합병처럼 다룹니다. 사랑보다는 충성을, 연결보다는 복종을 가치 있게 여깁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당신의 곁을 떠날 때, 당신은 당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대신 그들을 진단합니다. "저 사람은 열정이 부족해", "너무 감정적이야"라며 말이죠. 당신은 그들의 '불확실성'에 희생된 피해자로 남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자신이 주인공인 비극의 영웅이지만, 정작 당신이 서 있는 그 외로운 자리까지 이어진 모든 다리를 당신 스스로가 불태웠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합니다.

공허함의 반사

당신의 '피해자 의식'은 당신의 어두운 면 중에서 가장 정교하게 설계된 부분입니다. 이것은 당신이 정서적인 폭력을 행사하면서도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게 해주는 면죄부입니다. 당신은 위선적인 세상 속에서 외롭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더 높이 올라갈수록 당신 주변은 점점 텅 비어갑니다.

당신이 고독한 건 '정상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 스스로를 누구도 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지성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미화하는 거대한 합리화의 성벽을 쌓았습니다. 당신의 곁을 떠나간 사람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들이 정말 모두 '무능'했습니까? 아니면 당신의 거대한 자아에 짓밟히기를 거부할 만큼 충분히 용감했던 사람들입니까?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속이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