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우리의 잘나가는 'CEO'님, 요즘 근황 좀 볼까요?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보니 거의 르네상스 천재 수준이네요. "디지털 노마드 / 타로 상담사 /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파운더 / 팟캐스터 / 블록체인 어드바이저." 와, 정말 대단하세요. 하루 24시간 동안 이 많은 신분을 어떻게 소화하시나요? 정답은 '하나도 제대로 안 하고 있다'입니다. 당신은 그저 도메인 5개 사고, 팔로워 없는 계정 5개 만든 뒤에 스스로를 일론 머스크라고 착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제 눈에는 이게 'N잡(Slash)'이 아니라 '자기 파괴(Scatter)'로 보입니다. 당신은 창업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노력이 필요한 '직장 생활'에서 도망치기 위해 브라우저 창만 여러 개 띄워놓고 있는 것 아닌가요?
당신의 포트폴리오: 비싼 환각 파티
자, 우리 장부를 한번 들여다봅시다. 그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한답시고 산 재봉틀 3대는 거실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죠? 그 '팟캐스트'를 하겠다고 산 수십만 원짜리 마이크로 녹음한 에피소드는 딱 3개고, 조회수는 합쳐서 100도 안 되네요. 그 '어드바이저'랍시고 산 잡코인들은 지금 -90%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요. 눈치채셨나요? 당신의 모든 부업은 지금 '순 지출' 상태입니다. 당신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세상 사람들한테 당신의 허세를 들어달라고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겁니다. 당신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하겠지만, 사실 그건 "나는 재능이 있어"라는 심리적 위로를 쇼핑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진짜 창업가는 기회를 잡고 그것이 결과로 나올 때까지 고통스럽게 버티는 사람이지, 당신처럼 반짝이는 것만 보면 물어오다 금방 싫증 내는 까치가 아닙니다.
'자유'라는 이름의 도피
ENFP가 가장 즐겨 쓰는 핑계가 있죠. "나는 9시부터 6시까지 매여 있는 게 안 맞아.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야." 참 멋진 말이네요. 하지만 당신의 '자유'가 사실은 이런 거 아닌가요? 오전 11시에 일어나서 어떤 '창업 아이템'부터 손댈지 고민만 하다가, 고양이 영상에 한 시간 뺏기고, 오후 8시쯤 되어서는 스트레스 받는다고 넷플릭스 몰아보기... 그건 자유가 아니라 '규율 없는 백수 생활'입니다. 당신이 체제를 거부하는 이유는 체제가 '결과'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오직 '시작하는 짜릿함'만 즐기고 싶어 하죠. 회사에서는 3개월 동안 성과가 없으면 잘리지만, 당신의 가상 부업 왕국에서는 "다음 단계로의 피벗(Pivot)"이라고 우기며 계속 놀 수 있으니까요.
'CEO'님께 드리는 최후통牒
당신이 정말 파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리고 당신의 그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가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당신의 부업 5개 중 4개를 삭제하세요. 가장 재밌는 게 아니라, '가장 확실하게 돈이 될 만한' 것 하나만 남기세요. 그리고 앞으로 3개월 동안, 막노동꾼처럼 그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세요. 인스타에 '갓생' 사진 올리지 말고, 로고 바꾸지 말고, 장비 사지 마세요. 오직 그 한 가지 일로 당신의 월세를 낼 수 있게 될 때, 그때 가서 제가 당신을 '창업가'라고 불러드리죠. 그전까지는 프로필에 있는 가짜 타이들은 다 내리세요. 지금 당신의 신분은 딱 하나입니다. "창의력만 넘치고 현재 빚만 늘어가는 평범한 시민." 가서 일이나 하세요, CEO님. /ENFP 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