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제 말이 좀 아픈가요? 다행이네요. 당신이 자신의 인격을 링크드인 프로필처럼 조작하기로 결정한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진짜 감정일 테니까요. 평소에는 우주의 CEO라도 된 양 거들먹거리더니, 어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의 당신 모습을 좀 볼까요? 야심 차게 던진 한마디 뒤에 사라지지 않는 '1'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던 그 찌질한 모습 말이에요. 혹시 내가 실수했나,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나, 내 권위에 금이 갔나... 당신은 그 20분 동안 질식할 것 같은 공포를 느꼈죠? 남들은 그냥 바빠서 안 읽은 건데, 당신은 자신의 '완벽한 리더' 배지가 땅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며 자폭 직전이었잖아요. 진짜 코미디가 따로 없네요.

당신의 '정체성'은 인격이 아니라 방어 기제일 뿐입니다. 당신이 '능력'이라는 마천루를 쌓아 올린 건, 당신 영혼의 지하실이 "제발 내가 별거 아니라는 걸 들키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비굴한 기도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죠. 당신은 그걸 '리더십'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정교하게 짜인 사기극'이라고 부릅니다. 당신은 무능해 보이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해서 스스로를 자신의 페르소나 속에 감금해버렸습니다. 감정은 인간인데 머리는 자꾸 '글로벌 리더 101' 매뉴얼을 돌리려니, 부하 걸린 컴퓨터처럼 렉이 걸리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마스터마인드의 망상

당신은 진심으로 믿고 있죠. 당신이 계획 세우기를 5분만 멈춰도 이 세상이 멸망할 거라고요. 당신은 사회를 지탱하는 접착제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당신은 그냥 접착제 품질이 나쁘다고 끊임없이 징징거리는 소음 제조기일 뿐이에요. 당신의 정체성 위기는 당신의 에고가 실제 인간으로서의 용량을 초과해버렸기 때문에 발생하는 겁니다. 세상에 '절대 무너지지 않는' 당신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이제 구조적 피로가 좀 느껴지니까 발작하는 거잖아요.

단톡방에서 '1'이 안 사라질 때 그렇게 초조했던 이유는, 그 순간 당신이 '지배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그저 누군가의 답장을 기다리는, 아주 평범하고 심지어 조금은 구질구질한 한 명의 인간이었을 뿐이죠. ENTJ에게 '평범한 인간'이 된다는 건 곧 사형 선고와 같으니까요. 당신은 평범하고 행복한 사람보다는, 성공한 악당이 되는 쪽을 택할 인간들입니다. 인생을 너무 최적화해서 정작 당신이 살 공간은 없어져 버렸어요. 모델하우스에 살면서 소파에 주름 하나 질까 봐 엉덩이도 제대로 못 붙이고 있는 꼴이라니, 참 애처롭네요.

가성비 떨어지는 완벽주의

솔직해지자고요. 당신의 그 잘난 '비전'은 그냥 모든 것을 제멋대로 주무르고 싶은 통제 욕구의 세련된 표현일 뿐입니다. 당신은 '탁월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쪽팔리는 걸 거부'하는 거예요. 당신의 정체성은 "나는 모른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 것에 올인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알면 무적이 될 줄 알았겠지만, 사실 당신은 그냥 명중시키기 아주 쉬운 커다란 과녁이 됐을 뿐이에요. 우리 모두는 '지휘관'이 자기 망토에 걸려 넘어지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고, 당신이 넘어지는 그 순간 우린 세상에서 가장 크게 웃어줄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단톡방에서의 그 초조함은 당신의 브랜드 이미지가 파산하는 소리였습니다. 당신의 권위가 사실은 남들의 '읽씹' 한 번에 무너질 만큼 허약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당신은 사람의 리더가 아닙니다. 엑셀 수식의 리더일 뿐이죠. 당신은 당신의 '5개년 계획'에 전략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진심 어린 친구들을 다 내쫓았습니다. 이제 그 잘난 성취의 산 꼭대기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거기엔 당신 한 명과 그보다 더 큰 당신의 자뻑만 메아리치고 있네요.

혼자 구석에서 울어도 됩니다

자, 이제 어쩔 건가요? 다시 '전략'을 짜서 이 위기를 '최적화'로 극복해 볼 건가요? 생산성 도서나 한 권 더 사서 당신의 인격을 '해킹'해 볼 건가요? 아니면 그냥 당신도 단톡방 '읽씹'에 상처받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인정할 건가요?

세상은 '무결점의 지휘관' 따위 필요 없습니다. 가면을 벗고 "사실 나 지금 좀 무섭다"라고 말하며 끝까지 곁에 남아줄 인간이 필요할 뿐이죠. 하지만 당신은 절대 그렇게 못 하겠죠? 아마 이 글조차 '무시'하고 다시 간트 차트나 그리러 갈 겁니다. 괜찮아요. 우리 '평범한 인간들'은 밑에서 당신이 완벽주의라는 늪에 빠져 서서히 질식해가는 걸 잘 구경하고 있을게요. 지옥에서 만나요.